1. 기억의
5분 18초, 서로를 보듬는 낮은 호흡의 기록
지정남 1인극 <내복>의 마지막을 함께한 이 음악은 거창한 기교나 화려한 구성을 덜어낸 자리에, 남겨진 이들의 담담한 슬픔을 채워 넣은 곡입니다.
낮은 음역대의 대아쟁이 무심한 듯 툭, 한 음씩 생의 무게를 짚어내며 시작을 알리면, 그 뒤를 따라 소금이 담담한 호흡으로 못다 한 이야기를 건넵니다. 장구의 울림은 이들의 소리를 밀어내지 않고 마치 넓은 품처럼 가만히 안아주고, 그 여백 사이로 풍경 소리가 맑게 번지며 긴 시간 한 맺힌 마음을 달랩니다.
5분 18초라는 시간 동안 이어지는 이 소리들은 아흔 노모의 고단한 세월을 어루만지는 손길이자, 우리 모두의 아픔을 정화하는 낮은 기도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장식 없이 악기들이 서로를 보듬는 이 짧고도 긴 호흡이, 누군가의 시린 마음을 데우는 따뜻한 '내복' 한 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