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開花)

PEPE

1 개화

2 물웅덩이

3 하나비에

4 월궁항아

5 기생초

클래식 피아니스트의 섬세한 연주력과 작곡가로서의 자유로운 감성을 모두 지닌 아티스트 PEPE의 첫 앨범, 『개화(開花)』

작은 씨앗 하나가 어둠 속에서 천천히 숨을 쉬기 시작한다. 차가운 땅을 가르고, 빛이 닿는 곳을 향해 스스로를 밀어 올리는 그 순간, 마침내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난다. 아티스트 ‘PEPE’의 첫 번째 앨범 [개화(開花)]는 바로 그 섬세하고도 용기 있는 '피어남'의 과정을 음악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개화(開花)]는 단순한 성장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앨범은 조용한 고백이고, 내면의 대화이며, 무수한 감정의 조각들 사이에서 천천히 자라난 하나의 존재를 위한 기록이다. 타이틀 곡 「개화」는 그 중심에서 앨범 전체의 정서를 이끈다. 피아노로 시작해 잔잔하게 펼쳐지는 멜로디는 한 음 한 음이 꽃잎처럼 쌓여가며, 결국 고요한 아름다움으로 피어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PEPE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의 섬세한 연주력과 작곡가로서의 자유로운 감성을 모두 지닌 아티스트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의 음악적 세계는 명확히 드러난다. 로파이적인 질감과 맑은 피아노 선율, 그리고 과하지 않은 여백 속에 담긴 감정은 듣는 이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단순히 정돈된 음악이 아닌, 살아 있는 감정의 흐름이 그대로 느껴진다.

앨범 [개화(開花)]는 총 몇 곡으로 이루어진 구성 속에, 삶의 다양한 순간과 감정을 담아낸다. 혼란스러운 마음, 알 수 없는 외로움, 작고도 확실한 희망, 그리고 결국은 '나 자신으로 피어나는' 순간까지. 각 곡은 하나의 장면이 되고, 전체를 흐르는 서사는 마치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흘러간다.

이 앨범에서 PEPE는 말하지 않는다. 대신 피아노로 말하고, 멜로디로 숨을 쉬며, 침묵의 여백 속에서 감정을 드러낸다. 그의 음악은 조용하지만, 그 안의 에너지는 결코 작지 않다. 마치 봄날 땅을 뚫고 올라오는 연약한 꽃처럼, 들리지 않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개화(開花)]는 그래서 아름답고, 동시에 강인하다. 청자는 이 앨범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 안에 조용히 피어오르고 있던 감정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 어딘가에도 지금 막 꽃을 틔우려는 작은 존재가 있을지 모른다. PEPE는 그 조용한 찰나에 음악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개화(開花)]는 한 사람의 시작을 담은 음반이다. 동시에 듣는 모든 이에게, '지금 이 순간에도 피어나는 감정'에 대한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음악적 선물이다. 음악을 듣는 동안, 우리는 잊고 있던 마음의 계절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